2005/08/17 <조선일보> 내년도 세출예산 전년보다 60% 늘려 高油價 계속 땐 재정흑자 더 커질듯 무역수지·외환 보유고…‘파란불’행진 내년에도 러시아 경제에 파란불이 켜질 전망이다. 15일 공개된 러시아 정부의 2006년 세출 예산은 1764억달러(약 176조원). 2005년 1109억달러에 비해 60% 증가한 규모다. 세출 예산 편성을 두고 가장 고민한 부분은 유가(油價). 산유국이자 세계 제2의 원유 수출국인 러시아에선 유가를 어느 수준에 놓고 예산을 편성할 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게르만 그레프 경제개발통상장관은 우랄산 원유 가격을 배럴당 27달러선으로 잡고 책정한 예산 내용을 공개했다. 현재 유지되고 있는 60달러선의 국제유가를 감안할 때 러시아 국가재정은 내년에도 엄청난 흑자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알렉산드르 주코프 총리는 “내년에도 유가가 40달러 이상은 되지 않겠느냐”며 “러시아 경제구조가 더욱 굳건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부는 유가가 27달러 이상 될 경우 나머지 수익에 대해서는 국가재정으로 흡수되도록 장치를 마련해뒀다. 지난해에도 유가 23달러선을 기준으로 예산을 편성했지만 국제유가가 30~45달러를 유지해 막대한 흑자 재정을 이루었다. 러시아는 지난해 872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 1~5월에만 482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외환보유고도 대외국가채무(1083억달러)를 상회하는 1516억달러로 증가했다. 연방 재정도 5월 말까지 262억달러 규모의 흑자를 기록하여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2월 국제신용평가기관 S&P가 국가신용등급을 투자적격(BBB-)으로 상향조정함으로써 무디스와 피치 등 3개 기관으로부터 모두 투자적격 등급을 받아 외국인 투자 증대의 기반을 확보한 상태다. 러시아 주재 한국대사관의 김회정 재경관은 “피치가 이번달 추가로 러시아 국가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상향조정하면서 주춤했던 외국인 투자도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 경제의 성장 기반인 석유 수출이 당장은 러시아를 떠받치고 있지만, 장기적으론 석유 등 원자재 분야에 대한 지나친 편중 구조 때문에 러시아 경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석유 채굴량 증가 규모가 2004년 8.9%에서 2005년 3.3%, 2006년 2.7%로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조만간 경제성장률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르네상스 캐피털의 투자분석가 플라트노프는 “정부가 추진하는 ‘2010년까지 GDP 2배 증대’ 방안을 두고 관료들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다”며 “내년은 그 가능성의 중대 기로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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