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사무소ㆍ주재원 형태로 파견해 관망중 러시아에 대한 투자와 교역이 늘어나면서 외국계 은행들의 러시아 진출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3월말 현재 러시아 은행 전체 자본금 규모인 3천935억루블(140억달러) 가운데 외국계 자본은 252억루블(9억달러)로 6.4%를 차지했다. 이는 2001~2003년 5%대, 지난해 6.19% 보다 높아진 수치다. 외국계 은행들이 러시아에서 영업을 하려면 지점으로는 안되고 현지법인(자회사) 설립해야만 한다. 특히 지난 6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중국측이 15억달러를 투자해 차이나타운 조성 공사를 시작하면서 중국 은행들이 러시아에 현지법인을 세워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 1일 중국 최대 국영은행인 공상(工商)은행은 내년 중반 모스크바에 자회사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3년 모스크바에 대표사무소를 둔 공상은행은 자회사 설립에 최소 3천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곧 은행 설립 인가권자인 러시아 중앙은행에 관련 서류들을 제출할 예정이다. 세르게이 사나코예프 러시아-중국 무역경제협력센터장은 중국 수출입은행, 중국개발은행 등 2곳 이상의 중국 은행들도 러시아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은행들도 지난 6월 페테르부르크에 도요타 자동차 공장 착공식을 계기로 러시아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모스크바에 대표사무소만을 두고 본격적인 영업활동을 벌이지 않았던 도쿄 미쓰비시은행은 지난 7월 러시아 기업과 합작해 내년을 목표로 자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은 지난 1998년 미치노쿠 은행이 100% 출자한 자회사를 모스크바에 설치한 이후 추가 진출 기미를 보이지 않다가 최근 양국간 정치인 교류, 공장 설립 등 투자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진출을 가시화하고 있다. 이밖에 이탈리아 최대 은행인 인테사뱅크는 지난 4월 러시아 KMB 은행 지분 75%를 9천만달러에 사들였으며 스웨덴의 스벤스카 한델스은행도 같은해 5월 모스크바에 100% 자회사를 설치했다. 한편 한국의 은행들은 아직 러시아에 자회사를 두지 않은 채 수출입은행과 우리은행만이 모스크바에 대표사무소를 두고 있다. 우리은행 모스크바 사무소측은 내년 중반부터 현지법인화 작업을 시작해 이르면 2007년 말에 자회사를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환은행과 신한은행도 지난해 모스크바에 주재원을 파견해 시장조사에 나서고 있으며 장기적인 차원에서 영업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모스크바 외환은행 관계자는 먼저 사무소 개설을 준비중이며 현지법인 설립 의향은 있지만 아직 결정은 나와있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장기적으로 좋아지겠지만 당장은 금융시스템이 불안해 수익모델은 부족하다'면서 '한국 은행들은 2007년은 돼야 법인 진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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