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회사채 발행 물꼬..규제정책 선회 조짐
중국이 1년미만의 단기 회사채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채권시장 육성에 나서기 시작했다고 파이 낸셜타임스(FT)가 15일 보도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5월 만기가 1년미만인 단기 회사채 상품의 발행을 적극 주선했고, 이들 채권의 은행간 채권시장내에서의 거래도 허용했다. 이후 30개 이상의 기업들이 단기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감독당국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그동안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엄격히 제한해왔다. 은행의 지급보증을 비롯해 발행 조건 자체를 까다롭게 하면서 발행 자체를 금지하다시피해왔다. 금융감독 당국 입장에서는 지난 1990년대초 다수 회사채의 지급불능 사태로 금융시장이 혼란을 겪었던 만큼 또다시 그런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막아야 입장이었다. 이 때문에 지난 1992년 이래 NDRC가 승인한 국내 회사채 발행물량은 427억위안(53억달러)에 불과했다. 이는 주식시장에서 조달된 자금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근 인민은행의 단기 회사채 발행 주선은 중국 정부가 채권 발행을 제한하는 규제 위주의 정책에서 선회할 조짐이라고 신문은 평가했다. 인민은행은 최근 1년새 채권시장은 물론이고 은행 및 증권시장과 관련된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왔다.저우 샤오촨 인민은행 총재는 2주일전 열린 연설에서 NDRC를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채권발행 규제 문제를 직접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 관계자는 현재 중국내 은행간 채권시장에는 4000~5000명의 기관투자가가 참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채권 발행자들이 `회사채(corporate bonds)`라는 명칭을 쓸 경우 NDRC의 발행 규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단기 펀딩 노트(funding note)같은 절묘한 명칭으로 단기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 등소평의 '흑묘백묘론'처럼 명칭이야 어떻든간에 회사채가 발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하이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스테판 그린은 '31개 기업이 5개월만에 단기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는 것은 규제 문제가 해결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중국이 채권 시장 발전을 위해 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데일리 김현동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