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간 정상회담 일정(7일)이 다가오면서 중국 금융당국의 움직임에 세계 경제계의 시선이 쏠려 있다. 지난달 21일 전격적으로 단행된 위안화 평가절상에도 불구하고 그 절상폭이 시장의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데다 미국 업계의 추가절상 요구가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가 국가주석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한다는 정치적 의미를 감안할 때 `추가절상'이라는 선물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현지 시장의 분위기다. 그러나 위안화의 추가절상이 필요한 실질적인 이유는 무엇보다도 현재의 위안화 수준이 시장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달러-위안 역외선물환(NDF)은 1달러당 7.9775위안을 기록하고 있다. 현물 환율시세보다 1.5% 가량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NDF 환율수준이 실질적인 시장가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시말해 적어도 1.5%에서 7.21조치 때와 같은 2% 내외의 추가절상은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난주 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베이징(北京)대 부설 중국경제연구소중심 린이푸(林毅夫) 주임이 관영 신화통신 인터뷰에서 '중국은 지난 7월21일 페그제를 폐지하고 관리변동환율제를 채택하면서 2% 정도 평가절상했으나 여전히 2~3% 평가절하돼 있다'고 지적한 것도 시장의 분위기를 전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신화통신이라는 창구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중국 당국의 물밑 움직임과 연관돼 있을 것이라는 추론까지 곁들여지고 있다. 추가절상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국제 핫머니는 위안화 관련 파생상품을 대량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위안화 절상으로 아시아 지역화폐도 동반 절상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한국의 원화나 동남아 통화 등도 핫머니의 구매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위안화 절상의 직접적인 영향권인 홍콩의 경우 투기자금이 증시로 집중 유입되면서 주식이 상승할 것이라는 증권사들의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위안화 추가절상이 단행된다면 시기는 언제가 될까. 현지 시장 분석가들은 후 주석의 방미 일정과 연관지으면서도 `방미 직전'과 `미국 체류중', 그리고 `방미 이후'로 구분해 시기를 점치고 있다. 후 주석의 미국 방문 의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어떤 것이 바람직한 지에 대해 중국 당국이 면밀한 검토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방미 직전이라면 후 주석과 부시 대통령간 정상회담 분위기를 우호적으로 조성하는 것 외에 극적인 효과가 적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현실적으로 이번 주중에 단행해야 하는 촉박함도 있다. 그리고 미국 체류중이라는 것은 유엔본부가 있는 뉴욕 체류 일정 등도 포함하는 것으로 9월 중순까지는 절상 가능성이 유효하다. 마지막으로 방미 이후라고 한다면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한 뒤 적절한 시기를 택해 약속을 이행하는 수순으로 풀이된다. 이 경우 10월까지는 생각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명분을 중시하는 중국 지도부의 성향을 감안할 때 `있을 수 있는 시나리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구체적인 시기가 언제로 결정되든 중국 정부는 `예상치 못한 어떤 순간에' 단행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상하이의 한 금융소식통은 '미국의 압력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추가절상을 선택하는 모양새보다는 중국 정부가 무역흑자 규모나 중국기업의 구조조정, 금융권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단행하는 형식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물론 절상이 단행된다면 절상폭은 일반적인 예상처럼 2% 내외가 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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