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2005-07-08 국내 은행들의 중국 공략이냐, 중국 상업은행의 역공이냐.’ 지난해 국내 시중은행에 이어 올들어 산업·기업은행 등 국책은행들까지 속속 중국에 지점을 개설하면서 중국 진출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이에 맞서 중국 상업은행들도 한국 시장에 잇따라 진출, 대(對)중국 환전·송금시장을 잠식해나가는 등 ‘역(逆)진출’이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수익성 검토 없이 중국에 진출했다간 손해를 볼 수 있고, 자칫 안방에서 중국계 은행에 밀릴 수도 있는 만큼 각별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내 은행업계, 중국 공략 가속화 = 올해에는 국책은행들도 ‘중국 러시’에 합류, 국내 은행업계의 중국 공략이 가속화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 1일 국내은행 최초로 중국 광동성의 광저우에 지점을 개설하고 영업에 들어갔다. 그동안 상하이지점과 베이징사무소를운영해온 산업은행은 이번 광저우지점 개설로 삼각 네트워크를 구축, 앞으로 중국 공략을 더욱 본격화할 예정이다.앞서 기업은행도 6월28일 한국기업이 많이 진출해있는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 중국내 4번째 지점을 개설한 바 있다. 국내 시중은행의 중국 진출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베이징과 상하이에 이어 6월초 상하이 푸시 지구에 출장소를 개설했으며,7월 중순에는 중국 선전지점을 연다. 중국 톈진과 홍콩, 상하이에 진출한 신한은행은 오는 10월쯤 칭다오지점 개설을 앞두고 있다. 하나은행도 지난 2003년 중국 칭다오은행 인수에 이어 베이징 등 3~4곳에 추가 지점 개설을 검토중이다. 이미 중국내 5개 도시에 6개지점을운영중인 외환은행도 선전 지역에 지점 개설을 위해 주재원을 파견해놓은 상태다. ◈중국 은행들의 국내 시장 역 진출 = 이에 질세라 중국 상업은행들도 한국기업 공략과 국내시장 진출로 ‘맞불’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중국 상업은행들의 한국기업 및 금융시장 공략은 무서울 정도로 급성장세다. 중국내 총자산 규모 2위인 중국은행의 경우 한국기업에 대한 여신 규모가 2002년 4억2200만달러에서 2004년에는 10억1700만달러로 141% 급증했다. 한국기업에 대한 결제업무 역시 2001년 18억800만달러에서 2004년 85억7800만 달러로 무려 374% 늘었다. 특히 중국동포가 많이 거주하는 경기도 안산지역에서는 중국은행의 환전·송금시장 점유율이 40%대까지 올라선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국내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중국에서 5번째로 규모가 큰 중국교통은행이 오는 8월초 서울지점 개설을 준비중이며, 이미 서울·안산지점을 개설한 중국은행은 연말까지 대구에 3번째 지점을 개설한다. 이미 국내에는 중국은행 뿐 아니라 중국공상은행, 중국건설은행 등 중국 4대 상업은행 중 3곳이 이미 진출을 완료한 상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국관련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있지만 국내 은행들이 중국시장 진출에만 집중하다보면 자칫 국내 환전·송금시장의 주도권을 중국계 은행에 내줄 수도 있어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고있다”고 말했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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