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2005-07-07 값싼 노동력과 위안화 약세를 앞세워 수출을 늘리는 중국이 9년째 ‘가장 많은 반덤핑조사를 받는 국가’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6일 중국의 중화공상시보(中華工商時報)에 따르면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탄생한 이후 불공정 무역을 이유로 한 반덤핑조사 중 7분의 1이 중국 상품인 것으로 분석됐다. 반덤핑조사 대상 무역총액을 따지면 중국 상품의 비중은 이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2004년에만 31건의 반덤핑조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3년보다 20%나 늘어난 수치다. 중국에 대한 반덤핑조사는 올들어 더욱 확대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섬유제품에 대해 불공정 무역거래 조사를 진행한 데 이어 EU는 지난달 30일 작업화에 대한 반덤핑조사를 개시했다. 이 같은 조사는 중국이 저임 노동력은 물론 고정환율 제도를 고수함으로써 심화하고 있는 위안화의 약세와도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달러·유로화에 대한 위안화 환율을 고정시킴으로써 다른 아시아국가의 환율이 떨어지는 데 반해 유독 위안화만 상대적으로 높은 대외 환율대를 유지해 가격경쟁력이 강화된 중국 제품의 수출이 급격하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결과 더욱 값싸진 중국 상품은 세계시장을 휩쓸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들어서도 미국이 중국산 섬유, 가전, 가구 등에 대해 무차별 반덤핑조사 공세를 퍼붓는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자국을 상대로 한 선진국의 무역공세는 더욱 격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화공상시보는 중국 경제전문가 말을 빌려 중국은 앞으로 20년 동안 무역대국에서 무역강국으로 변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중국산 섬유 신발 가구류 제품을 둘러싼 무역분쟁은 더욱 빈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전자제품처럼 고부가가치 상품은 더 큰 무역분쟁에 휘말릴 소지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상무부 관계자도 “중국의 농수산물과 전자·화학 제품 등 많은 상품이 다양한 기술적인 장벽에 부닥치고 있다”며 “앞으로 전통적인 무역장벽보다 더 강한 장벽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적인 무역분쟁이 확대된다는 뜻이다. 베이징=강호원 특파원 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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